2022 mid 공부 회고
2022. 08. 04.
안녕하세요?
어색하게, 인삿말을 먼저 건넵니다. 블로그에 글 쓸때 합니다
체도 잘 안쓰는데 이번에는 합니다
체로 시작을 좀 해볼까 합니다
. 물론, 아래 본문은 하다
체로 서술할겁니다.
이 글 보고 계신 분들, 다들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2월 21일 2022 공부계획이라는 글을 올린 이후 정말 정신없이 빠른 시간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공부는 시원하게 망했습니다. 같이 사는 친구는 너무 조급한게 아니냐고 했는데, 그래도 일단 제가 처음 느낀 감정으로는 시원하게 망했어요. 그래서 부끄러워서 이런 문체로 끄적이고 있습니다. 다행인 부분은, 적어도 횡보는 한 것 같다는 점이에요.
그럼 앞으로 다시 상승 모멘텀을 만들어서 2022년을 기분 좋게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왜 이렇게 됐고, 또 지금 현재 상황에서는 어떻게 계획을 수정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 맞겠죠!
부족한 글 솜씨로 다시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2월의 나는…
“모르는 것이 약이다” 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쓰는 말은 아니긴 하지만, 어느 정도 비슷한 선상에서 2월의 나는 모르는 것이 많았기 때문에 용감했다. 일단 못 할것이라는 생각도 없었고, 그것을 공부하는 데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지 잘 몰랐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세운 계획은…
- Java Spring
- SQL, DB 설계
- Effective Java
- 객체지향에 대한 사실과 오해
- 자바스크립트 디자인 패턴 바이블
- Effective Typescript
- Golang
- 클린 코드
- Docker, docker-compose, Kubernetes
- MSA
- Apache Kafka
- Istio
였다. 과거의 나는 대체 뭐하는 놈이었는지 굉장히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그럼 망했으면 어느 정도 함?
나도 의욕도 가득했을 때 세운 계획이니까, 당시에는 올해 안에 절반이라도 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보통 나는 스스로가 오만방자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에 있어서 만큼은 오만방자하지 않고, 굉장히 현실적인 계획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계획과 현실의 나의 괴리가 생각보다 훨씬 컸다.
질질 끌지말고 바로 공개를 하자면, 저 위의 계획에서 그 어느 것도 30% 이상을 완료한 것이 없다.
어째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계획한 반의 반도 못한 것일지 고민을 해 보았다.
롤
뭐 일단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범인은…
9일 15시간, 시간으로 환산 시 231시간의 리그 오브 레전드 플레이 시간일 것이다. 이 시간동안 인프런 강의를 들으면,
- 김영한님의 **스프링 부트와 JPA 실무 완전 정복 로드맵** : 45시간
- 김영한님의 **스프링 완전 정복 로드맵** : 101시간
위의 2개를 쪼개고도 시간이 86시간이 남는다.
따라서 그냥 퇴근하고 공부 찔끔 한 다음에 롤만 켜지 않았어도 위의 항목 중에 Java Spring과 SQL, DB 설계 정도는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참담할 지경이다. 생각보다 2022년에 게임을 참 많이 했구나…
그래도 고무적인 부분은 2021년에 비해서 어느 정도 줄이기는 했다는 것이다. 전역 이후 나는 그냥 중증 게임 중독자가 아니었을까 싶은 지표를 보여준다.
547시간을 롤에 투자한 경이로운 지표이다. 투자하고 얻은 것은 제작소에서 얻은 스킨, 스트레스를 경감할 수 있는 도파민 그리고 세로토닌이었을 것이다.
롤에 내다 버린 시간의 절반만 성장에 할애했더라도 지금과 같은 고민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생각은 참 버리기 어렵다. 애초에 이것이 대학교 1학년, 2학년때의 플레이 시간을 이미 상회한다는 점에서 더 스스로에게 실망스럽다.
생활 체력 부족
당시 일정을 디테일하게 공유하기는 어렵지만, 공부 계획을 작성(작성 자체는 2월 19일 정도에 했다)하기 전, 학점 연계 인턴 진행을 위한 면접을 진행했었다. 그리고 면접에서 나를 좋게 봐주신 덕분에 운 좋게 1학기에 node.js 백엔드 개발 인턴을 진행하게 되었다.
그렇게 자연스레 출퇴근을 하게 되었는데, 편도로 1시간 걸리는, 그것도 대중교통은 지하철만 이용하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인데도 너무 힘들었다.
군대에서도 출근 거리 5분에, 하루종일 앉아서 업무를 보다 보니 도보 25분에 지하철 35분의 출퇴근이 나에게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거기다 출근해서 누워서 쉬는 것이 아니라 업무를 봐야하다 보니 나약한 내 몸이 버티지 못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도 회사에서는 체력을 극복해내고 최대한 많은 것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를 위해 선택한 것은 파멸적인 하루 에스프레소 6샷 루틴이었다. 아침, 점심, 오후로 나누어서 2샷씩 투여했는데, 당연히 오후에 마신 마지막 2샷의 반감기가 찾아오는 퇴근 이후에는 집에 도착하면 그냥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 외에도
이외에도 굉장히 다양한 스스로의 요인이 있었다. 예를 들어, 퇴근하고 마시는 맥주 한 캔이 너무 좋아서 매일 한 캔씩 벌컥벌컥 마시다 보니, 나중에는 퇴근 후 마시는 맥주만 바라보고 하루종일 멍한 상태로 업무를 보고 생활하는 일도 있었다.
개선 방안
이대로 지켜보고 있기만 할 수는 없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타개해야한다. 그래서 할 수 있는 일부터 실천하기로 했다. 물론, 이것도 마치 신년 계획처럼 얼마나 갈지는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공개된 인터넷 공간에 공수표를 던져버리면 (이론상) 무한의 사람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과 같으니 좀 더 타이트하게 지키지 않을까?
롤 삭제
정말 매일 삭제하고, 어디엔가 숨겨져있던 클라이언트를 복구하고의 반복이었다. 과거의 나는 왜 어딘가에 계속 롤 클라이언트를 백업해두었던걸까? 하지만,
전적에 시원하게 럼블 궁을 깔고 나니 결정이 한결 더 쉬워졌다. 미련 없이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제발 정신 좀 차리고 이제 손꾸락도 굳어서 잘 안 움직이는데, 그만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생활 체력 부족
이건 뭐 답이 있나? 그냥 운동을 가야한다. 퇴근하고 악으로 깡으로 헬스장을 가고 있다. 지금은 웨이트만 하고 나면 눈깔이 뒤집혀서 유산소를 뛸 여유가 나지 않지만, 언젠간 유산소로 사이클이나 달리기를 인터벌로 병행할 생각이다.
그리고 좀 적게 먹기로 했다.
진짜 귀신같이 올 해 들어서부터는 먹고 싶은 만큼 양껏 먹으니까 배가 나오더라. 이제 나도 관리를 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는 것을 인정하고, 필요한 칼로리만큼만 먹기로 했다. 식비도 좀 아끼고…
계획도 다시
그리고,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이번에는 의욕만 앞서지 말고 적어도 달성할 수 있는 목표로 세워보고자 한다.
- Java Spring
- Kotlin
- SQL, DB 설계, JPA
- Effective Java
- Effective Typescript
- Docker, docker-compose, Kubernetes
- MSA
- Apache Kafka
어라? 별로 달라진게 없는데?
선택권이 없다. 그냥 하는거다.
냉정하게 위 부분을 기초라도 하지 못하면 하반기 IT 대기업 공채에 지원할 때 온전히 준비가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암만 그래도 말도 안되는 계획이 아닌가 싶은 내면의 목소리가 올라오지만…
“몰라. 그냥 해. 올 해 안에 이거 못하면 그냥 다 죽는거야. 말했어. 다 죽는거라고.”
마무리
아무래도 조금 아쉬운 부분은, 분명 연초까지만 해도 설레서 그리고 재미있어서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재밌다. 재미는 있는데, 주로 학습하는 Spring은 배워야 잘 쓸 수 있는 프레임워크 느낌이 강하고, 제대로 알지 못하면 삽질을 엄청 오랜 시간 해야하는 느낌도 강하다. 그렇다 보니 열심히 강의를 듣고, 공부하고, 이해하고 실습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게 지금까지 내가 해오던 방식(무지성 헤딩)과는 거리가 있긴 하다.
그렇다고 내가 해오던 방식으로 학습을 하자니, 남들 다 하이패스 타고 쭉 쭉 가는데 나만 톨게이트도 못찾아서 헤매는 느낌을 버리기 어렵다. 이 때문에 더 조급해진다.
처음에는 조급함을 덜어내기 위해 신경 썼던 것 같은데, 이제는 조급함을 덜어내도 될 만큼의 상황인지에 대해서 회의를 느끼는 수준에 온 것 같다. 이렇게 된 이상, 조급함을 직접 이겨내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불확실함 속에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2022년 중반인 것 같다. 비단 개발 뿐만 아니라 투자, 경제 모두 그런 것 같다. 어쩔 수 없지, 내가 생각한 방법을 잘 실행하고 그 이후의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질 수 밖에.
연말에 회고를 할 때는 좀 싱글벙글한 느낌의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
끝.